한국에서는 추석당일이라 전화를 걸어 부모님들께 안부인사를 드렸다.
멜버른에서는 계획된 일정없이, 그 날 발길 닿는대로, 그날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있다.
오늘은 공원을 찾아 산책을 하고, 멜버른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도서관에 가보기로 했다.

Day15 오늘의 이동경로
Upper West Side Apartment(숙소) → 트레져리 가든스 Treasury Gardens → 피츠로이가든즈 Fitzroy Gardens →
제임스 쿡 커티지 Cooks' Cottage →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Saint Patrick's Cathedral → 디마르코 에스프레소바 D'marco Espresso Bar →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 State Library Victoria → Pho Thin Australia (Pho Thin 13 Lo Duc MELBOURNE) → Upper West Side Apartment(숙소)

트램을 타고 피츠로이 가든으로 가는 경로를 검색했더니, 가장 가까운 역은 무료트램 구간인 CBD 구간을 한 정거장 벗어난 곳이였다. 그래서 한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기로 했다. ㅋㅋ
덕분에 바로 옆의 트레져리 가든스를 거쳐 지나갈 수 있었다. 이스트 맬버른에 있는 이 공원은 고층빌딩이 빽빽한 CBD 지구의 동쪽에 위치해 도심에 생명력을 불어주는 듯 했다. 도심에 위치한 공원인 만큼 공원을 즐기는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이 보였다. 점심시간 산책을 즐기는 듯한 정장차림의 직장인들 모습이 있는가 하면, 둘러앉아 각자앞에 이젤을 세우고 그림을 그리는 그룹도 있고, 마치, 재연프로그램 서프라이즈 처럼 분장을 하고 영화인지 TV쇼인지, 촬영 중인 모습도 보였다.

맑은 하늘과 초록색 잔디 - 내가 생각하는 가장 호주다운 모습이다.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호주의 모습이 공원이다.
브리즈번, 멜번, 시드니 할 것 없이 호주의 공원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내 생활 속에도 이렇게 넓고 푸르른 드넓은 공원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하며 한참을 둘러봤다.
길을 걷다 작은 꽃을 주운 아이가 내게 선물해줬다.
꽃을 좋아하는 아이. 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들꽃을 보면 항상 엄마에게 가져다 주는 아들
사랑해 ♥



온실 앞을 지나는데 형형색색의 꽃이 멜버른의 봄을 느끼게 해주었다. 마침 오전에 통화를 하며 목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부모님들도 이 풍경을 직접 보시면 참 좋아할텐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피츠로이 공원 안에는 제임스 쿡의 커티지 라는 오두막이 있다. 호주에서는 제임스 쿡과 관련된 장소나 동상이 많다. 영궁의 탐험가이자 군인인 제임스 쿡이 1770년 호주 동부 해안에 상륙해 '뉴사우스웨일스'라고 명명하고 영국령임을 선포하면서 호주의 역사가 시작된다. 영국 이주민 후손에게는 개척자의 의미를 가지면서도, 호주 땅의 원주민에게 있어서는 침략의 시작이기도한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고 한다. 제임스 쿡 커티지는 제임스 쿡 가족이 살던 요크셔식 주택으로 영국에서 가져와 공원에 재건한 곳이다. 별도의 입장료를 내고 그 안을 구경 할 수 있는 관광지 이다. 커티지 내외부에는 직원들이 영국식 전통복장을 차려입고 있어 엔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임스쿡 입장권의 매표소이기도 하고 공원 내 작은 카페이기도 한 공간에 기념품 샵이 있어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갔다. 멜버른의 명소들이 소개된 그림책이 넘 예뻐서 한권 구매했다. 아이는 호주의 다양한 새를 나무인형으로 만든 악세사리를 갖고 싶어했다. 호주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만날수 있는 새의 종류가 다양하다. 한참을 고심끝에 아이는 호주까치인 맥파이(magpie) 인형을 골랐다.
인형을 사고 나와 공원을 산책하는데, 마침 그 맥파이를 실제로 만나 엄청 반가웠다!!



피츠로이 가든에서 걸어서 호주 박물관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가는길에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St. Patrick's Cathedral을 만나 잠시 들렀다. 멜버른의 이스턴 힐에 위치한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은 첨탑높이가 105m에 달하는 호주에서 가장 큰 성당이라고 한다. 어제 본 플린더스 역 앞의 세인트폴 성당은 관광객이 많았던 것에 비해, 이곳은 조용한 성당이미지 그대로였다. 우리는 조심히 성전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두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 또하나의 초를 밝히고 왔다.
재밌는건, 초를 봉헌하기 위한 금액을 지불할 때, 카드결제가 가능 하도록 단말기가 설치되어있었다. 종교시설도 점점 스마트화 되고있나보다. ㅋㅋ






몸과 마음의 안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성당에서 나와 큰 길을 건너야했는데, 차가 오기 전에 서둘러 건너던 아이가, 도로 위 트램 레일 홈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넘어진 것도 서러운데 손에 들고 있던 새 인형이 함께 다쳤다. 아프고 속상한 아이, 그리고 '조심하라고 했는데 결국 넘어진' 아들을 보고 더 놀라고 속상해 잔소리가 먼저 나간 아빠 -
낯선길을 걷는 우리들 사이에 냉랭한 분위기가 잠시 흘렀다.



길을 걷다보니 책속에 소개된 프린세스 극장이 보였다. 1854년에 개장한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공연장으로, 빅토리아주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한다. 영화 속 물랑루즈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였다. 낮에 보아도 엔틱하면서도 화려하고, 분위기 있는 건물이였다. 책을 펴고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원래는 여기까지 온김에 조금 더 걸어 올라가 멜버른 박물관까지 가보려던 참이었는데, 분위기도 그렇고^^;; 도보로 이동하는 일정이 계속 되고 있어 피로가 누적되어있다고 판단해서 박물관은 다음으로 미루었다. 그리고, 멜버른 박물관은 5시면 문을 닫는다. 오늘 일정이 낮시간부터 시작되어 이미 오후 3시 쯤이 되었는데, 박물관이 곧 문닫을 시간이라는 점도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6시에 문을 닫아 Close시간은 비슷하지만, 관람할 것이 아니라 구경만 잠깐 하면 되니까, 빅토리아 주립도서관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빅토리아 주립도서관은 아름답기로 유명해 나도 그 모습을 직접 보고싶었다.



마침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은 멜버른 속 이태리와 차이나타운이 교차하는 동네였다. 차이나타운을 가로 질러 가면서 구글맵에 평점 높은 커피숍에 잠시 들렀다. 평점이 높고 에스프레소 바 라는 이름을 보고 엔틱한 큰 매장을 기대하고 갔으나, 1층 빌딩안 텅텅빈 푸드코트 한켠에 자리잡은 아주 작은 매장이였다. 다리아프다고 연신 툴툴거리는 아이를 아이스초코와 포켓몬고로 달래는 시간을 가졌다.
커피맛이 좋고, 친절하고, 수가 많지 않아도 퀄리티가 좋은 베이커리를 갖춘 에스프레소 바였다.
차이나타운안에 있는 이 푸트코트에서 계속 케이팝이 흘러나오고 한국 음식을 파는 매장들이 있어서 세계관이 묘했다. ㅋㅋㅋ


드디어 도착한 빅토리아 주립도서관
빅토리아 주립도서관이 관광명소이기도 하지만, 지리적 조건이 인파가 모이는 장소인 것 같다.
멜버른구감옥 등의 관광지도 있고, 차이나타운이 인접해 있고, 한국식당은 물론 그리스음식 전문점 등 국적을 뽐내는 맛집들이 많이 모여있는 거리이기도 했다. (멜버른에는 코리아타운도 공식적으로 생겼다. 크.... 자꾸 소환되는 라떼, 옛날엔 없었다....ㅋㅋ)
도서관 정문 앞 광장에는 대형체스를 두고있는 사람들의 사뭇진지한 모습이 보였다. 방과후 수업에서 체스를 배워 흥미있어하는 아이에게 참여해보기를 권해보기도 했다. 도서관 안은 사진으로 본 모습 그대로 였지만, 실제로 보니 더 웅장하고 멋지다. 너도나도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그래서 도서관 고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기 보다는 관광지 느낌이 많이 났다.

빅토리아 주립도서관은 1856에 설립된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도서관이다. 지금이야 도서관이 흔한 공공시설이지만 신분과 권력이 나누어져있고 지배층 만이 지식을 향유하고, 그 대표적인 시설이 도서관이라는 점에서 생각해보면, 당시 최초의 공공도서관을 이렇게 멋진 건물로 짓기위해서는 그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도서관 한켠에 마련된 조각.
아이들을 품에 안고 책을 읽어주는 엄마 뒤로 아이들의 상상이 마구마구 피어오르는 형상이다.
책이라는 물건의 정의를 시각적으로 가장 잘 나타낸게 아닌가 감탄이 나왔다.



사진만 남기고 나올까 하다가 아쉬운 마음에 우리도 멋진 녹색렌턴 앞 나무책상에 앉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그림을 그렸다. 호주여행을 준비하면서 테라스가 있는 카페에 앉아 조용히 그림 그리는 걸 상상하며 아이와 함께 홍대까지 가서 직접 골라온 스케치 노트가 있었는데, 제대로 그림을 기려본건 이날이 처음인 것 같다. 눈으로 담을 때보다 훨씬 자세히 보이는 그림그리기. 한참을 앉아 그림도 그리고 쉬기도 하며 도서관을 즐겼다.
테이블의 대부분은 현지에서 유학중인 학생들이 와서 공부하는 모습으로 보였는데, 또 그만큼 관광온 사람들도 많았다. 일부 무리는 소리내어 사담을 나누느라 꽤 소란스럽게 해서 눈쌀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건물의 구조가 특이한 만큼 층간 이동이 어렵고 헷갈린다. 특히 출입구가 꽁꽁 숨겨져있는 느낌이다. 스킵플로어 느낌으로 반층짜리 층도 있고, 로비와 마이너스 1층, 막 이렇게 되어있다. 나름 길눈이 밝은 나인데, 출구를 찾느라 꽤 해맸다. 결국 우리가 들어갔던 정문을 찾아나오는데 실패했다. ㅋㅋㅋ 나오고보니 엉뚱한 골목의 출구였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ㅋㅋㅋ
오늘 우리가 이동한 거리를 보면 CBD지구의 서쪽 끝(우리숙소)에서 동쪽 끝(피츠로이 가든)까지 걸어 북쪽 끝(빅토리아주립도서관)까지 두발로 걸어 한바퀴를 다 걸어봤다. 우와.
그렇게 따지니, 지금 위치에서 우리 숙소까지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다.
물론 무료트램이라 어디서도 트램을 타도 되지만, 오늘은 마무리까지 걸어보자고 했다.
집으로 가면서 우리숙소 에어비앤비 후기에 한국인이 남겨둔 메세지에 따라,
멜버른에서 만난 인생 쌀국수라는 포틴 쌀국수집을 들려 저녁을 먹기로했다.
저녁시간에 인기 맛집이라 이미 만석, 자리가 없었는데 유명한 맛집들이가진 별관이 길건너에 있었다. (야외테이블도 가능한데 해가지니 추워서 안되겠음 ㅎㄷㄷ) 안내받아 간 별관에는 식사가능한 테이블만 몇개 있어 QR코드로 주문을 하니 잠시후 본관(?)에서 메뉴를 가져다 주셨다. Stir-Fried Up 이라는 메뉴는 국물에 찍어먹는 빵도 함께 나오는데 넘넘 맛있었다. 낮에는 햇살이 있는 공원을 걷느라 잠시 잊었다가 해가지고 나니, 추워졌다. 으슬으슬할때 국물 진한 쌀국수는 최고의 메뉴였다.


포틴 쌀국수는 하드웨어 레인(Hardware Lane)이라는 거리의 초입에 있었는데, 식사를 마치고 이 길을 통해 숙소로 걸어가다보니 힙지로가 따로 없었다. 골목안은 분위기좋은 노상테이블로 가득차 있었다. 지나가며 메뉴판을 쓱- 스캔하면서, 우리 다음 저녁식사는 여기에서 꼭 해보자 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심지어 길을 알고보니 우리가 어제 들린 멜번 3대커피 브라더바바부단이 있는 리틀보크 스트리트와 교차되는 골목이였다. 코너에 있던 젤라또 집도 찜콩 해놓고 숙소쪽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큰길에 긴 줄서 있는 식당이 보였는데, 간판이 한글이다. 쌈 SSAM Korean BBQ - CBD 이라는 한국식 BBQ 집이였는데, 이 집은 볼때마다 줄이 길게 서있었다. 아무관련없는 식당이지만, 한식당이 인기 좋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우리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
집으로 돌아와 테라스에 서서 밖을 보니 오늘 가본 성패트릭 대성당의 첨탑이 보인다. 크... 여기서 머무른지도 벌써 5일째, 하릴없이 바라본 창밖은 별다른 의미가 없었는데, 저 첨탑이 어디인지 알고나니 달리 보이는 풍경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 보다 육안으로 보면 성당 첨탑이 훨씬 또렸하고 가깝게 보인다. 우리가 오늘 많이 걷긴했지만, 덕분에 CBD 지구를 횡단하는 전체 거리감도 훨씬 가깝게 느껴지고 말이야...


내일은 멜버른 근교로 투어를 떠날 예정이다.
내일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달무리를 보며 걱정이 된다.
신나는 투어가 될 것을 기대하며, 필요한 짐을 백팩에 가득가득 싸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이야기로 계속...(2024.09.17 TUE)
오늘의 지출
| 사용처 | 항목 | 금액(AUD) | 구분 |
| 피츠로이 가든 기념품샵 | 새모형 장식품, 책(Found in Melbourne), 스티커 | 46 | |
| ST PATRICKS CDRL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 초 켜고 기도 | 5 | 신용카드로 기부할 수 있다. |
| Dmarco Espresso Bar차이나타운 | 커피, 아이스초코, 애프리콧 패스츄리 | 14.80 | |
| Pho Thin | (저녁식사) Pho Thin 쌀국수 | 62.70 | |
| total | AUD 12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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