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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어린이정원학교 기데온장수풍뎅이 표본 수업

by 완전티나 2025. 8. 15.

오랜만에 서울식물원 어린이정원학교 수업에 갔다. 지난번 꿀벌 수업에 이은 두번째 곤충 수업참여이다. 예약은 역시 서울공공서비스 예약사이트를 뒤지다가 발견하고 신청하게 되었다. 나는 수시로 서울공공사이트에 들어가 곤충 키워드를 검색한다. ㅋㅋ
 
곤충 집중 탐구! 곤충표본 이라는 제목의 이 수업은 6세이상 가족참여 수업이다. 아이 단독 수업이 아니라 보호자가 함께 참여하는 수업이다. 곤충표본 체험수업은 별로 없어 생기면 경쟁이 꽤 치열한 편인데, 이 수업은 1회당 6가족만 참여할 수 있는 소규모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학기 중인 평일 수요일 낮에 진행되는 수업이라 그렇게 경쟁률이 높지는 않았다.
 

 
우리집 수요일은 자유의 날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에는 나도 유치원에 비해 일찍 마치는 하교시간에 맞추어 공백없이 학원을 채워두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보니 아이가 이리저리 쫓아다니느라 하나도 제대로 흡수를 하지 못한다는게 보였다. 그게 꼭 공부를 하는 학원이 아니고, 방과후 체스, 코딩, 바이올린 등 예체능이 대부분이였여도 말이다. 그걸 깨달은 순간 갯수를 확 줄여 배우는걸 복습할 시간과 중간중간 숨쉴 틈을 주고자 바꾸었다. 그게 2학년 때 쯤 인것 같다.
 
그 이후 아이가 더 크고나니, 엄마 눈엔 정말 아무것도 안시키는 것 같은데 아이는 여전히 학원가는 것을 싫어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는 학교마치고 학원에 바로 가는 것이 싫다고 했다. 그말을 듣고보니 그럴만도 하겠구나 싶었다. 우리도 회사마치고 나면 집에 바로 와서 좀 눕고, 쉬고 싶지 않은가. 시간이 길지 않아도 학교라는 사회생활을 하고 나면, 응당 집에와서 한숨을 돌리고 싶었을텐데, 엄마는 시간과 이동의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하교후 바로 학원을 가는 스케쥴을 짜둔 것이다.

서울식물원 관람, 갑자기 빈혈이 온때라 푸릇한 배경과 달리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는 나 ㅠㅠ

 
그렇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뒤 최근에 고안한 방법이 바로, 수요일은 학원없는 날이다. 남편이랑 만약 주4일 근무가 된다면, 금토일 3일 연속 쉬는 것보다, 수요일 정도에 하루 쉬는 게 제일 좋을것 같다고 말했던 대화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아이도 매우 흡족해 하며 동의했다. 나도 이날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뒷 스케쥴이 없으니 마음이 편하다.
 
대체로 수요일은 아이가 원하는대로 집에오면 좀 뒹굴거리며 쉬게 하거나, 못다한 숙제를 하는 시간으로 보내는데 오늘은 특별한 체험을 하러 온 것이다.

 
평일 오후 세시
평소와 같으면 학원에 있을 아이의 시간
그 대신 푸른 숲속에 있는 네 모습을 보니 뭉클할 만큼 행복하다.
 
입시라는 시스템 안에서 다같은 방법으로 키워야하는 이 상황이 맞는가 하는 고민을 아이를 키우면서 매시간, 매분, 매초하게 된다.

 
하교시간은 1시였고, 곤충표본 수업은 4시 시작이라 조금 서둘러 도착해 서울식물원도 함께 둘러보았다. 생활 공간에서는 마주하기 힘든 크고 화려한 식물들이 둘러싸진 공간에 오니 기분이 상쾌하다. 머릿속 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아이랑은 이전에도 몇번 와본 곳이지만, 아이가 크면서 올때마다 반응이 다르다.
 
오늘은 요즘 관심사인 유튜브 컨텐츠를 찍어보겠다며 "여러분 이곳은 ㅇㅇㅇ하는 곳입니다." 코멘트를 하며 사진기능만 하는 액정깨진 자기 폰으로 영상을 찍었다. ㅋㅋ 그 모습이 아주 귀여웠다.
식물태그를 보며 "오! 이게 ㅇㅇ래!!" 하는 내 옆에서
"그렇다네요..." 하는 어설픈 코멘트를 넣는 아이 모습에 웃음을 빵빵 터트리며 식물원 관람을 했다. 

 
한시간쯤 식물원을 둘러보고 서울식물원 외부에 있는 어린이정원학교로 향했다. 6세이상의 수업이고 평일이라 약간 예상은 했는데, 다들 유치원생, 초등학교 1학년들이고 우리만 용감하게 4학년이다. ㅋㅋ 
 
응, 나는 다른애들 학원 갈 시간에 곤충표본 체험하러 데리고온 용감한 엄마다.

서울식물원 어린이정원학교 곤충표본수업

 
오늘 표본할 곤충은 기데온장수풍뎅이였다. 기데온 장수풍뎅이를 관찰하고, 표본을 만드는 방법과 순서를 기본적인 이론공부를 한다음 실습으로 들어갔다. 중심핀으로 표본 대상을 고정한 다음 연화작업을 해서 부드러워진 관절을 펴고, 팔다리와 더듬이 등을 자연상태의 모습과 가장 비슷하고 좌우 대칭에 맞게 모양을 잡은 뒤 진주핀으로 고정을 해야한다.
 
이때 진주핀을 X자 모양으로 고정시키는데 이게 직접해보면 생각보다 쉽지않고, 꽤나 긴 시간의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다.

곤충표본 고정방법 진주핀을 X자로 교차해서 꽂기

 
진지하게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은연중에 자꾸, 이런 모습이 너에게 참 잘어울린다...하며 곤충학자가 되어도 참 좋겠는데... 라며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에서 표본 수업을 할때 쓰이는 곤충은 보통 수입해온다. 연화작업 중에 발톱 등의 부분이 손상되거나 분실되는 경우가 많아서 별도의 접착 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번에 작업하는 아이의 표본도 발끝의 모양이 다 잘려있었다. 그걸 보신 선생님이 바꿔주시겠다고 했는데 그걸 거절하더라.
 
그 마음이 궁금해서 물어봤다.
 
아이는 발톱보다는 더듬이가 온전한게 더 마음에 들었고,
표본에서 발톱이 없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서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길 잘했다.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엄마로써는 수업시간에 적극적이지 않구나 하고 잘못판단해서 속상할 뻔했다.
오히려 아이는 자기주관이 있고, 자신의 기준대로 판단해서 선택을 한 상황이였는데,
엄마 입장에서 마음대로 판단하고 엄마인 내 선택을 아이에게 강요할 뻔 했다.
 
수업을 마치고 아이의 모습을 '배려'와 '이해'로 평가하신 선생님이 아이를 따로불러 관찰노트를 선물로 주셨다.
아이는 그 노트를 받은 상황을 몇번이고 되뇌며, 한동안 소중히 여겼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기데온장수풍뎅이 표본

 
 

서울식물원 기념품샵

 
우리 꼬맹이 나닮아서 기념품샵 좋아하는데, 식물까지 사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나 닮아서 작고 귀여운거 좋아해서 초미니 다육이를 하나 골라왔다.
 
4시에 시작한 수업을 마치고 나니 저녁시간이 되었다.
 
마침 오늘은 아빠 회식이 있는 날
아빠 회식인 날은 왠지 자꾸 외식을 하자고 하는 엄마ㅋㅋ
오늘은 아이도 나도 좋아하는 이케아 레스토랑엘 가기로 했다.
우리는 이케아 레스토랑의 연어샐러드를 가장 좋아한다.
 
이날 정말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두가지 충격!
1. 이케아 샐러드 메뉴가 사라짐 ㅠㅠ
2. 불고기 무슨 밥을 시켰는데 콩고기였음! ㅋㅋㅋ

 
배불리 식사를 하고 소화시킬 겸 매장을 한바퀴 둘러보는데, 덩치가 엄마 만해져도 아직까지 인형을 좋아하는 너
그리고 갑자기 자기방 침대에 텐트를 설치하고 싶어하는 너
또 그런 너의 모습을 보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다 들어 주고싶은 나
 
그렇게 또 충동구매를 하고 ㅋㅋ 내 일거리가 늘었지만, 수요일을 싹다 비워둔게 참 좋은 선택이였구나 싶었던 하루...
 

내 이럴려고 수요일을 비워놓았지 :)

 
(덧) 아니 우리의 이름이 이렇게 나란히!!!!
액자가 되어있는거 실화냐구???
우리사이 누군가 알고 있나보다!!!!

 
-끝(2025.03.19)